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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그 반 세기만의 마지막 장 동일여자고등학교 1학년 7반 6번 김 채 린 우리 대한이 드디어 저 지독한 일제의 횡포에서 벗어난 지 반 세기가 지나가니, 어찌 이 기쁨을 말로 표현하겠소. 나라의 이름은 대한민국이요, 학교에서는 한글을 배우며, 거리에서 목청껏 애국가를 부르며 다녀도 말리거나 억압하는 이 하나 없으니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편안한 삶을 누리며 자라 광복이 얼마나 힘들게 얻어진 것인지 알지 못하는 현대 대한의 학도 여러분들께 내 여기서 이런 저런 몇 마디 올리리다. 내 이름은 김창수라 하며, 호는 백범이오, 여러분들께는 백범 김구로 많이 알려졌을테요. 나는 본디 양반 출신이 아닌지라 하대함에 익숙지 못하오. 또 나는 여러분 모두를 나와 같은 한 명의 대한 국민으로서 고귀하게 여기고 싶소. 그러니 이 글에서도 여러분들의 나이와 가문에 상관없이 낮춤말을 쓰지 아니할 것을 미리 알리는 바이외다. 여러분들은 청춘이며 학생이니, 공부하는 것이 곧 가장 중요한 사명이오. 그런데 여러분들은 지금 스스로가 원하여 공부하고 있는 것이외까? 아니면 괴로우나 남에 의해 억지로 공부하고 있소? 여러분들께 간절히 바라건대 여러분을 위해, 조국을 위해, 모두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그리하여 항상 깨어 있으시오. 공부는 여러분을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후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오. 이렇게 말하면 지루한 훈계로만 들릴 것이니, 나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겠소. 어느 날 나는 양반집 어린아이가 자기 할아버지뻘 되시는 노인께 낮춤말로 명령하며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노인은 아이가 양반집 자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를 꾸짖을 수 없었소. 도리어 그 아이에게 예, 예 하며 꾸벅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단 말이오.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존경과 높임을 받는 것이 바른 도리이고 예절에 맞는 것인데,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도리가 뒤집히니 어찌 안타깝지 아니하오? 게다가 그 노인처럼 천한 신분을 꼬리표처럼 달고 태어난 자는 학당에서도 상놈이라며 받아 주지 아니하니 학문을 익혀 출세하기가 더욱 어려운 바이오. 그러나 진실로 우려기 되는 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차별보다 나라 간 관계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학문에 힘쓰지 않아 능력이 부족하고 국력이 약해진 나라는 필시 다른 강대한 나라에 의해 지배당하며 고통을 받게 될 게요. 우리 대한은 유구한 역사를 지녔소, 반만 년이란 긴 세월동안 고등한 국가를 이루어 왔소. 그러나 소수의 양반 자제들만이 학문을 힘써 익혔으며, 많은 청년들은 깊은 생각을 하려 하지 않고 아는 것이 없어 나라에 깨어 있는 사람이 없어지고 말았소. 그러다가 어느새 다른 미개했던 나라들이 고속으로 발전을 이루어 결국 우리가 그들로부터 핍박을 받지 아니하였소? 다시 한 번 그런 수치스러운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깨우친 사고를 하며 공부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부어 주어야 하오. 또 한 가지, 여러분은 내가 지난날 독립 운동을 하는 것을 보시어 어떠한 생각을 하였소? 마냥 훌륭하다 일컫는 분도 있지만, 내가 젊었을 때 한 주막에서 일본 사람 한 명을 죽이고 그의 피를 마시고 했다는 대목을 읽고 옳지 못하였다 느낀 분들도 있다고 알고 있다오. 지금 생각해 보면, 단지 일본 사람이라는 이유로 관계없는 사람을 죽이고 그를 모독하듯 피를 취한 것은 성급하게 행동한 것 같으나, 여러분들은 부디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 그 행동에 담긴 나의 정신력과 의지를 더욱 생각해 주길 원하오, 여러분은 지금 그 때의 나처럼 무언가에 열중하여 그 한가지에만 매달리고 혼을 쏟아 노력하고 있소? 안타깝게도 현대 대한에는 그런 열정을 가진 청춘들이 많이 없는 것 같으외다. 누군가 어떠한 일을 시켜야만 조금 하다가 금세 흥미를 잃고 그만두는 모습. 스스로가 열망하거나 하고 싶어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은 모습. 내 현대 대한의 청춘들을 그리 보았소. 삶에 활력과 생기가 없는 듯 뵈오. 그러나 명심하시오. 범사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그저 하지 않음만 못함이라. 무엇이든지 거사를 이루려거든 그것에 필적하는 희생이 필요한 법이오. 온 열과 성을 다하여 그 일에 집중하여야 하오. 이것저것 망설이며 흐지부지한다면, 결국 헛되이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외다. 여러분들의 가슴 가운데 뜨거운 열정 한 조각을 품고 살아가길 바라오. 아울러 나는 여러분께 열정뿐만 아니라 끈기와 인내도 가지라고 말하고 싶소. 내게 끈기가 없어 인천 감옥에서 고문을 받을 때 일본에 그만 투항하고 친일 행동을 하고 말았더라면, 어쩌면 우리 대한은 아직도 일제 지배하에 국가적 수모를 겪고 있었을지 모르오. 현대 대한에서의 삶이 항상 즐겁고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금방 포기해 버리지 말고 여러분이 이 나라의 미래이며 선구자임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 주길 바라오. 나 김구는 이제 독립 대한을 여러분의 손에 맡기고 이만 가오. 어느 때나 힘든 시기가 많이 찾아 올 것이나, 찾아온 시련 하나 하나가 여러분을 더욱 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줄로 아오. 전통과 얼과 혼이 나라의 뿌리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나라의 파릇한 새싹일 것이오. 새싹인 여러분이 강인하고 바르게 자랐을 때, 비로소 이 대한이라는 나무가 튼튼하고 강성해질 수 있소. 나와 여러 독립투사 동지들이 목숨과 혼을 바쳐 되찾은 대한민국의 찬란한 영광을 여러분들이 천년만년 보전해 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며, 나는 여기서 이만 백범 일지를 끝맺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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