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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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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7. 19. 소위 제2차 남북협상에 대한 양 김 선생 공동성명
통일이 없으면 독립이 없고, 독립이 없이는 우리가 멸망하는 것은 천경지위(天經地緯)다. 우리가 지난 12월에 UN의 한국문제에 대한 결의를 지지한 것도 우리 조국의 통일독립을 전제로 한 까닭이요, 그 내용이 우리에게 만족하여 지지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소련이 북한에 입경을 거절한 이유로 금년 2월 26일에 UN소총회가 결정한 개정안은 우리 조국의 분열을 내포한 결의로써, 강한 소련의 농단(壟斷)을 더욱 고동(鼓動)하는 반면에 약한 우리를 유린하였다.

이때에 있어서 진정한 애국자의 갈 길이 무엇이겠는가. 오직 전민족 단결로써 정의를 위하여 투쟁할 것밖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남북협상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로 미·소 양군 철퇴후 남북협상에 참가하였던 정당 사회단체의 주동으로써 전국정치회의를 소집하여, 자주 민주의 통일적 임시정부를 수립하기를 굳게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조국의 전도에는 서광이 비친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신문보도에 의하면 평양에서 소위 제2차 남북협상을 행하였다 한다. 이것을 보는 우리는 괴의(怪疑)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 회의가 일방의 독단일 뿐 아니라 그 참가단체로 보더라도 제1차 협상에 남한을 대표하여 참가한 정당, 사회단체 41개에 비하여 과연 요요무기(寥寥無幾)이었다. 그래도 이것이 민의에 의한 통일이라고 주장하며 인민회의라는 것을 통하여 그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헌법에 의하여 인민공화국을 선포하고 국기까지 바꾸었다. 물론 시기와 지역과 수단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반쪼각 국토 위에 국가를 세우려는 의도는 일반인 것이다.

이로부터 남북은 호상경쟁적으로 국토를 분열하여 동족상잔의 길로 나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진정한 애국동포와 더불어 민주적 자주통일의 국가를 건립하려는 그 노선을 더욱 굳게 지키어 최후까지 노력할 것을 천하에 정중하게 성명한다.

끝으로 북한에 대하여 희망하는 것은 그들이 아직도 여유가 있다면, 금차의 과오를 시정하고 남북협상의 결과로 발표된 4월 30일부 공동성명에 제정(提定)된대로 실행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홍명희 선생이 신속히 환경(還京)하여 최근에 전변(轉變)된 북한 정세를 우리에게 알려주기를 요청하는 바이다. 친애하는 동포들이여! 조국의 완전자주 통일독립을 전취할 때까지 환난과 생사를 같이 하면서, 전민족적 단결로써 공동분투하기를 간망하는 바이다.

대한민국 30년 7월 19일

김 구·김규식